"왜 흑인들(혹은 황인들)은 백인들처럼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작가가 뉴기니에서 조류 연구를 하다가 만난 뉴기니 원주민의 단순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바로 이(두껍고도 두꺼운) 책이다. 어찌 보면 이 세상 누구나, 특히 서구 중심의 세상에 대해서 약간의 불만이라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던져봤을 만한 질문에 대해서, 작가는 어떻게 답하는지 간단히 정리해본다.
진화론적 측면에서 아프리카는 인류의 기원이라고 여겨지는데, 여기서 시작된 인류는 주변지역으로 전파되고 전파되어 마침내 알래스카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까지 넘어가게 되면서 지구 전 지역에 거주하게 된다. 최초의 인류는 수렵 채집 생활을 했고, 강이 있고 작물을 기르기에 유리한 환경에 위치한 인류는 농경을 하고, 가축을 기르고, 더욱더 크게 모여 살기 시작한다. 그렇게 강가 주변, 인근의 여러 부족들이 비슷한 환경에서 경쟁을 하게 되었고, 이는 무기와 기술의 개발을 촉진하였다. 그리고 또한, 모여 살다 보니 덜 위생적으로 살게 되었고, 균이 발생했고, 이런 병균들을 이겨낸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그 지역을 차지하고 지배하게 되었다. 그렇게 농경과 축산과 기술 개발과 다수의 균에 노출되어 이겨내기 좋고, 다양한 부족이 경쟁하게 되는 지역이 "매우 우연하게도" 가장 크고 좌우로 축이 길게 펼쳐진(농경과 축산에 유리한, 비슷한 위도의 식생이 유지되는) 유라시아 대륙이었고 그 대륙에 자리 잡고 있던 민족들이 세계의 패권을 쥐었다가 놓았다가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이론을 접하면 생기는,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서도 나름의 근거로 설명을 해주고 있는데 주요 추가 질문들은 이런 것들이 있다.
- 아프리카는 왜 인류의 기원임에도 아직까지 후진국들 뿐인가.
- 왜 그럼, "중국"은 그 거대한 땅과 인구를 가지고, 유라시아 대륙에 위치해 있음에도 한 번도 세계를 제패하지 못했나.
- 잉카/마야 문명은 그렇게도 강력했고, 기술적으로 발전했음에도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사라져 버렸나.
- (개정증보판에 추가된 내용으로) 일본인은 어디서 왔는가.
등등등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답변이 궁금하신 분들은 일독을 권해드린다. 그리고 나도 하나 질문을 해본다.
그럼 중국에 가려져서, 자의로, 혹은 타의로, 아시아 구석에 꽁꽁 숨겨져 있다가 이제 막 일어나 걸어가려는 우리에게 이 책이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역시 답은 간단하다. 언제나 고립되지 말고, 세계에 끊임없이 열려있을 것. 그것만이 우리의 살 길이다.
* 워낙에 유명한 책인지라 내가 읽은 책이 언제 적 출판본인지도 밝혀야 하겠다 - 2판 150쇄 2021년 9월 1일
'책에 대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쁜 사마리아인들(2007)] / 장하준 / 부-키 (0) | 2023.05.22 |
---|---|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 - 개국] / 휴마니타스 (0) | 2023.02.27 |
[부동산 트렌드 2023] / 김경민 / 와이즈맵 (0) | 2022.12.13 |
[대부(Godfather)] / 마리오 푸조 (0) | 2022.11.08 |
[먼나라 이웃나라, 러시아1-전근대 편] / 이원복 / 김영사 (0) | 2022.10.01 |
댓글